남녀를 막론하고 중년에 위기가 찾아온다는 생각은 일찍부터 있었다. '갱년기 장애'란 말이 바로 그것이다.
갱년기가 되면 난소호르몬의 분비가 주기적으로 행해지지 않고, 월경주기는 불규칙적으로 되어 마침내 월경폐지 기를 맞이한다. 갱년기에는 분명한 생리적 변화와 함께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인 위화감이나 불쾌감이 나타나기 쉽다. 갱년기에 생기는 얼굴 붉음, 두통, 불면 등의 불안정 호소를 갱년기 장애라고 한다.
성인기를 기별로 보아 3기로 나눈다면 35세부터 45세까지를 중년 전반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40세쯤이면 중년기에 있어서 사춘기라 볼 수 있는 '중년사춘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보통 우리는 중년을 40대 혹은 50대로 생각하지만 성인기는 실제로 평균수명의 중간점 또는 그 조금 앞인 30대 중반에서 시작되고 있다.
사춘기가 불안과 기대, 의심과 희망 그리고 두려움으로 가득 찬 '정체감 확립의 시기'였다고 한다면 중년기에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일어남을 본다.
"나는 누구일까?"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가?"
"이것이 정말 좋은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과거에 무시해 버린 그 인생을 걸었다면 지금은 어떻게 되어 있을까?"
이러한 물음에 대하여 '현재 상태로 나는 만족할 수 없다'는 답이 나온다면 이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것이 위기 극복의 열쇠로 대두된다. 이른바 '갱년기 장애' 또는 그것의 전조로 보이는 여러 가지의 장애는 '무엇을 하는가'의 '무엇'이 명확해질 수 없을 때 출현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적 여유가 생김으로 해서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할 때 "공허감을 느낀다". "생활에 의욕이 없다", "왠지 외롭다", "나 혼자서도 살 수 있는 인생철학이 있다"등을 느끼는 경우가 많게 된다. 이러한 상태의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의 '여성과', '여자다움'의 특징으로서 기대되어 온 수동적인 삶의 스타일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여성의 미덕으로 철저하게 지켜온 것이 가져다준 부작용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경험을 갖게 되는 것은 비단 여성들만은 아니다. 남성 역시 여성 못지않게 이런 경험과 위기를 겪는다. 말하자면 "인생의 반이 지나가 버린 뒤에야 비로소 나의 삶은 나 스스로 구축해 나가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라고 지난 인생을 허무하게 느끼는 것은 남녀 구별이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이며, 이 시기를 어떻게 지나야 할 것인가? 사회에서 또는 가정에서 글자 그대로 이루어진 사람으로서 이와 같은 질문을 생각해 보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져다줄 것이며, 또한 성인으로서의 삶의 의미를 탐색한다는 뜻에서 그 의의가 클 것이다.
중년기의 생활은 개인차가 크고 누구나가 같은 모양으로 위기를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중년기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신체능력의 저하를 의식하기 시작하고, 인생에 한계가 있음을 자각하고, 인생의 재구축을 행한다. 또 상실체험을 근거로 새로운 가치관이나 사회적 역할을 찾아내고, 삶으니 보람을 모색하는 성숙으로 향해 가는 과도이기도 한다.
젊음의 상실에 의한 새로운 신체감각의 구축이나 가족구성의 변화에 동반하는 부부관계의 재정립, 직업에서의 한계의식과 그에 대한 대처는 중년기의 전형적인 위기라고 할 수 있다.
1. 젊음의 상실에 의한 새로운 신체감각의 구축
중년기의 특징으로서 신체능력의 전반적인 저하를 들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생활습관병의 발생률이 높게 되고, 갱년기 장애를 경험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중년기에는 이전에는 별로 의식하지 못했던 건강상태가 매우 큰 관심사가 된다. 신체적인 변화에 의해 지금까지의 신체감각이나 자기의식의 재구축이 요청을 받게 된다.. 그리하여 스스로의 수명에 한계가 있음을 작하고 죽음을 의식하기 ㅅ작하는 것도 이 시기의 특유한 변화이다.
2. 가족구성원의 변화에 동반하는 부부관계의 재정립
중년기는 신체적 변화에 추가하여 가족구성의 변화도 많이 일어나는 시기이다. 중년세대의 가족은 자식의 자립이나 부모의 양호, 죽음 등에 의해 가족구성이 변화한다. 자식과의 정서적인 관계를 깊게 하고, 그 성장을 삶으로 해온 여성에 있어서는 특히 부모 역할의 감소와 종결은 심각한 대상상실의 기회가 된다.
이른바, '텅 빈 둥지증후군'이다. 자식의 자립에 의한 상실감이나 홀로 남겨진 고립감을 느끼는 정도는 남편과 친밀한 관계성이 키워져 있었던가 아닌가에 의해서도 다르다. 자식양육기에 자식을 중심으로 안정하고 있었던 부부에 있어서는 자식이 자립하는 중년기에 다시금 부부의 관계성의 재정립이 요청되는 것이다. 중년기부부의 관계성의 재구축에 대한 문제는 그 후의 인생에서 방향설정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3. 직업에서의 한계감과 그 대처
직업인으로서의 중년기의 생활에 있어서도 위기는 체험된다. 중년기에는 창의성이나 생산성, 사회적 활동성은 높고, 직업상으로도 열심히 일할 시기이기도 하다. 승진 등의 사건도 체험되는 한편으로 중년세대의 자살이나 심신증의 증가가 지적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직업 이외에 삶의 보람의 대상을 발견할 수 없는 '일중독'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근년에 정보화의 급속한 진전, 종신고용제나 연공서열제의 변용 등 직장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대응이 중년세대의 직업인에게 부과되어 스트레스나 직장부적응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 근원적인 요인은 직업을 삶의 전부로 생각해 온 사람들의 가치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본다.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으로 사회적 지위나 수입이 올라가고 그것이 자신이나 가족을 행복하게 한다는 생각이 중년기에 좌절을 체험하는 것으로 파정을 맞고 괴로움을 당하는 상황이 '상승정지증후군'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빠져 개인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가 된 결과로써 우울증이나 자살 등의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다. 또 여성의 사회진출에 의해 직장생활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중년여성이 증가하였다. 이러한 여성의 정신적 스트레스나 직업과 자녀양육을 해야만 하는 갈등이 중년여성의 심신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지적할 수 있다.
4. 마무리
이상으로 중년기에 겪게 되는 위기 3가지, 젊음의 상실에 의한 새로운 신체감각의 구축, 가족구성의 변화에 동반하는 부부관계의 재정립, 직업에서의 한계감과 그에 대한 대처를 살펴보았다. 중년기에 접어들었다면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고 제대로 된 대비를 통해 스트레스가 적은 편안한 중년기와 노령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