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리와 하늘말나리, 우리 산에서 만나는 여름 백합류 들꽃
여름 산길을 걷다 보면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주황빛 꽃이 있습니다. 짙은 초록 잎 사이로 커다란 꽃을 피우고 꽃잎을 뒤로 활짝 젖힌 모습은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참나리가 대표적인 여름 백합류 들꽃입니다.
참나리와 함께 산이나 숲 가장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나리류 가운데에는 하늘말나리도 있습니다. 두 식물 모두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고 여름에 선명한 주황색 계열의 꽃을 피우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꽃이 향하는 방향과 잎이 달리는 모습에서 차이가 나타납니다.
참나리는 Lilium lancifolium이라는 학명을 가진 식물로 우리나라 산야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나리류입니다. 보통 7~8월에 꽃이 피며 키가 1~2m 정도까지 자랄 수 있습니다. 꽃잎은 황적색을 띠고 안쪽에 검은 자주색 반점이 있으며, 꽃잎이 뒤로 강하게 젖혀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늘말나리는 Lilium tsingtauense로, 참나리와 마찬가지로 여름철에 꽃을 피우지만 꽃이 하늘을 향해 피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국립수목원과 국립생태원 자료에서는 하늘말나리가 우리나라 숲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며 6~8월에 꽃이 피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두 식물을 알고 산길을 걷는다면 여름 들꽃을 바라보는 재미도 훨씬 커집니다. 비슷해 보이는 나리꽃도 꽃의 방향과 잎의 형태를 하나씩 살펴보면 서로 다른 특징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참나리는 어떤 꽃일까?
참나리는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익숙한 나리꽃 가운데 하나입니다. 줄기가 곧게 올라가면서 1~2m 정도까지 자랄 수 있고, 줄기에는 흑자색을 띠는 부분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잎은 줄기에 어긋나게 달리며 길고 뾰족한 피침형입니다.
참나리를 처음 알아볼 때 가장 쉽게 기억할 수 있는 특징은 역시 꽃입니다.
꽃은 7~8월에 피며 황적색을 바탕으로 검은 자주색 반점이 나타납니다. 꽃잎은 뒤쪽으로 크게 젖혀져 꽃의 중심부가 활짝 열린 것처럼 보입니다. 꽃의 크기도 비교적 커서 여름철 산과 들에서 발견하면 다른 작은 들꽃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나리를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잎겨드랑이에 작은 검은색 또는 자주색의 알갱이 같은 것이 달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주아라고 하는 번식기관입니다. 참나리는 일반적인 씨앗뿐 아니라 이러한 주아를 이용해 번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다른 나리류와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름이 지나면서 참나리의 꽃이 지더라도 잎과 줄기가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해살이풀인 만큼 한 해 동안 광합성을 통해 다음 생육을 준비하기 때문에 꽃이 진 뒤에도 식물체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2. 하늘말나리는 왜 이름처럼 하늘을 바라볼까?
하늘말나리는 이름만 들어도 꽃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식물입니다.
국립수목원은 하늘말나리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로 꽃이 하늘을 바라보고 피는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선명한 주황색 꽃잎에 검은색 또는 자주색 반점이 어우러져 짙은 녹색의 숲이나 정원에서도 눈에 잘 띕니다.
하늘말나리는 Lilium tsingtauense라는 학명을 가진 백합과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국립생태원 자료에 따르면 줄기는 곧게 서고 높이는 약 50~130cm 정도이며, 꽃은 6~8월에 줄기 끝에서 1~6개 정도가 위를 향해 핍니다. 꽃의 지름은 약 8~12cm 정도이고 꽃잎 안쪽에는 자주색 반점이 나타납니다.
잎의 모습도 하늘말나리를 알아보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줄기 가운데 부분에는 여러 장의 잎이 돌려나는 형태가 나타나고, 그 위쪽에는 잎이 어긋나게 달립니다. 국립생태원 자료에서는 줄기 중앙에 6~15장의 잎이 돌려나며 위쪽에는 몇 장의 잎이 어긋나게 달리는 특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늘말나리를 관찰할 때는 꽃만 보지 말고 줄기 중간의 잎이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도 함께 살펴보면 식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참나리와 하늘말나리는 어떻게 구별할까?
참나리와 하늘말나리는 모두 주황빛 꽃을 피우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당히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특징을 비교하면 구별이 쉬워집니다.
가장 먼저 볼 부분은 꽃이 향하는 방향입니다.
참나리는 꽃잎이 뒤로 크게 젖혀지면서 꽃이 아래쪽을 향하거나 옆을 향하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반면 하늘말나리는 이름 그대로 꽃이 위쪽, 즉 하늘을 향해 피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국립수목원에서도 하늘말나리를 일반적인 나리류와 구별하는 특징으로 꽃이 하늘을 바라보고 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잎의 배열도 차이가 있습니다.
참나리는 줄기에 잎이 어긋나게 달리는 반면 하늘말나리는 줄기 중앙에서 잎이 돌려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국립생태원은 하늘말나리의 돌려나는 잎과 어긋나는 잎이 함께 나타나는 특징을 설명하면서 다른 나리류와 구분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개화 시기도 비슷한 시기에 겹칩니다. 참나리는 주로 7~8월에 꽃을 피우고, 하늘말나리는 자료에 따라 6~8월 또는 7~8월로 소개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꽃이 피는 달만으로 구별하기보다는 꽃의 방향과 잎의 배열을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비슷해 보이는 식물을 관찰할 때는 꽃의 색만 기억하기보다 식물 전체의 모습을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면 야생화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집니다.
4. 두 나리꽃은 언제 산에서 만날 수 있을까?
참나리와 하늘말나리는 모두 여름을 대표하는 나리류 들꽃입니다.
참나리는 일반적으로 7~8월에 꽃을 피웁니다. 한여름 산야에서 황적색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면 참나리일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 꽃잎이 뒤로 완전히 젖혀져 있고 꽃 안쪽에 짙은 반점이 있다면 참나리의 특징과 잘 맞습니다.
하늘말나리는 조금 더 긴 기간 동안 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자료에서는 6~8월을 개화시기로 안내하고 있으며, 국립생태원 역시 6~8월에 꽃이 피는 식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역과 그해의 기온, 햇빛, 생육 상태에 따라 실제 개화 시기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날짜에 맞춰 찾기보다는 초여름부터 한여름까지 나리류의 개화가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관찰하기 편합니다.
특히 여름 산길에서는 봄철 들꽃보다 꽃의 크기가 크고 색이 선명한 식물이 눈에 잘 들어오기 때문에 나리류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5. 참나리와 하늘말나리가 좋아하는 환경
나리류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환경에서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참나리와 하늘말나리 역시 각각의 생육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나리는 산과 들에서 비교적 널리 볼 수 있는 식물이며, 햇빛을 받을 수 있는 풀밭이나 산야에서 관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나리류라는 점 때문에 야생화 관찰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편입니다.
하늘말나리는 숲과 관련된 환경에서 관찰되는 자생식물입니다. 국립생태원 자료에서도 원서식지를 한반도의 숲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국립수목원은 정원에 심을 때 직사광선이 차단되는 반음지와 물 빠짐이 좋은 토양을 권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반음지와 과도한 그늘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하늘말나리가 반음지에서 잘 자란다고 해서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장소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적당한 빛이 들어오면서 한여름의 강한 직사광선과 토양의 과도한 온도 상승을 피할 수 있는 환경이 더 적합합니다.
국립수목원 역시 하늘말나리를 심을 때 여름철 토양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피식물과 함께 식재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6. 하늘말나리를 직접 키울 때 주의할 점
하늘말나리를 정원이나 화단에서 키워보고 싶다면 무엇보다 배수를 신경 써야 합니다.
국립수목원에서는 하늘말나리가 습도가 높은 환경을 좋아하지만 토양에 물이 지나치게 고이면 비늘줄기가 썩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따라서 물을 좋아하는 식물이라는 이유로 물을 계속 공급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나리류를 키울 때 기억해야 할 중요한 원칙입니다.
토양은 어느 정도 수분을 유지하면서도 물이 빠져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화분에서는 배수구가 막혀 있지 않은지 확인하고, 받침에 물이 장시간 고여 있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에는 흙이 너무 뜨거워지지 않도록 주변 환경을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하늘말나리는 한여름의 강한 열기에 토양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면 생육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 낮게 자라는 지피식물을 함께 배치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늘줄기가 충분히 성장해야 꽃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심은 첫해부터 많은 꽃을 기대하기보다는 식물이 자리를 잡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국립수목원에서도 성장 단계에 따라 비료를 공급하는 관리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7. 여름 산에서 나리꽃을 관찰할 때 알아두면 좋은 것
참나리와 하늘말나리는 꽃이 크고 색이 선명해서 산길에서 발견하면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야생에서 자라는 식물을 관찰할 때는 가능한 한 식물의 자리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꽃을 꺾거나 비늘줄기를 캐기보다는 꽃의 방향, 잎의 배열, 줄기의 높이, 꽃에 나타나는 반점 등을 눈으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관찰이 가능합니다.
특히 참나리는 꽃만 보고 지나치기보다 잎겨드랑이에 달린 주아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꽃이 진 이후에도 식물의 특징을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늘말나리는 꽃이 위쪽을 향하는 모습과 줄기 가운데의 돌려나는 잎을 함께 살펴보면 좋습니다. 같은 나리류라도 잎의 배열과 꽃의 방향이 다르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하면 식물을 구별하는 재미가 생깁니다.
야생화를 오래 관찰하다 보면 처음에는 단순히 '주황색 꽃'으로 보이던 식물이 나중에는 '꽃이 위를 향하고 잎이 돌려나는 하늘말나리'처럼 구체적인 특징을 가진 식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들꽃을 관찰하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8. 여름 산을 대표하는 두 가지 나리꽃
참나리와 하늘말나리는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여름 백합류 들꽃입니다.
참나리는 7~8월에 황적색 꽃을 피우고 꽃잎이 뒤로 크게 젖혀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줄기에는 피침형 잎이 어긋나게 달리고 잎겨드랑이에는 주아가 생기는 특징이 있어 다른 나리류와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늘말나리는 선명한 주황색 꽃이 하늘을 향해 피는 모습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줄기 중앙에 잎이 돌려나는 모습도 눈여겨볼 만하며, 숲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자생식물로서 여름 정원에도 활용할 가치가 있는 식물입니다.
두 식물은 비슷한 계절에 꽃을 피우지만 꽃의 방향과 잎의 배열에서 차이가 나타납니다. 이러한 차이를 알고 산길을 걸으면 단순히 예쁜 꽃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식물의 생김새와 살아가는 환경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참나리와 하늘말나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우리 산과 들에도 외국에서 들어온 원예식물 못지않게 아름다운 자생식물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여름에 산을 찾는다면 화려한 풍경만 바라보기보다 길가의 풀과 꽃에도 잠시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커다란 주황빛 꽃을 뒤로 젖힌 참나리와 하늘을 향해 꽃을 피운 하늘말나리를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여름 산행이 조금 더 특별한 식물 관찰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